[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최근 강남에서 발생한 오피스텔 모녀 살인 사건, 의대생 살인 사건을 보면 타인과 연인 관계를 맺는다는 것이 무섭게 느껴진다.

교제폭력은 최근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교제폭력으로 형사입건된 피의자는 2019년 8951명에서 지난해 1만3939명으로 55.7% 증가했다.

최근 3년간은 1만538명, 1만2828명, 1만3939명으로 1만명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구속 인원은 1242명으로 전체 검거인원(5만6079명)에서 2.2%에 그쳤다.

박우진 사회부 기자

교제 폭력 심각성이 커지고 경각심도 높아지면서 관련 법 제정 움직임이 나타나기도 했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별도의 처벌 절차와 가해자에 대한 잠정조치, 교제폭력에 대해 반의사불벌죄를 적용하지 않는 것을 내용으로 한 관련 법 발의가 이뤄졌지만 통과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경찰과 전문가들은 특별법 제정 등을 통한 처벌 강화가 필요한 부분도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범죄의 특성상 피해자들이 가해자를 재판으로 넘겨서 처벌받게 하는 것도 쉽지 않다. 관계성 범죄의 특성상 피해자들이 가해자를 상대로 재판을 이어가는 것이 힘든 경우가 많다보니 처벌 불원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피해자가 처벌 불원 의사를 보이면 양형에서 가해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만큼 처벌 형량을 높인다고 해도 실제 처벌로 이어지기 어려울 수 있다.

전문가들은 피해자들에 대한 적극적인 보호조치를 시행하도록 하고, 피해자와 가해자에 대한 분리조치가 폭넓게 이뤄지는게 우선돼야 한다고 본다.

교제 폭력과 여성 폭력 사건을 주로 다루는 한 변호사는 "법률상으로는 보호조치에 대한 규정이 있지만 여전히 모호한 부분이 적지 않아 현장 경찰들도 선제적으로 대응하는데 애로사항이 적지 않다"며 경찰이 적극적인 분리조치나 보호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특별법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연인 관계에서 빚어진 갈등이 범죄로 이어지는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더 나아가 피해자가 보호조치를 통해 범죄의 두려움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는 사회가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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