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윤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17일 단독으로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열고 소위로 회부된 '순직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을 상정해 논의했다.

이날 회의엔 1소위원장이자 법사위 야당 간사인 김승원 의원을 비롯해 전현희·서영교·이성윤·박균택 의원 등 민주당 위원들만 참여했다. 김도읍·유상범·장동혁 의원 등 국민의힘 위원들은 전원 불참했고, 특검법 주무부처인 법무부의 심우정 차관도 참석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이 의정 활동을 보이콧 하더니 급기야 법무부까지 국정 보이콧에 나섰다"며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법무부 장관·차관이 국민의힘 위원들에 동조해 법사위 출석을 보이콧 하는 것은 정면으로 법 위반 행위를 하는 것"이라 맹공했다.

그는 "이의가 있다면 정부를 대표해서 논의해야 할 법무부가 이번 회의에 불참한 건 직무 태만으로 보여진다"며 "장관·차관이 불참하더라도 회의는 진행될 것이고 불출석은 논의될 법안에 대한 묵시적 동의, 이의가 없는 걸로 간주하겠다"고 강경 태세를 내보였다.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스핌 DB]

법사위 소관의 법안을 심사하는 1소위 배정은 지난 14일 야당 단독으로 개최된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재석 총 11인 중 찬성 10표·반대 1표(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로 의결된 바 있다. 

김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과 법무부 차관의 불참을 규탄하며 "전체 회의에 이어 소위 또한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열게 된 점을 국민들에게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동시에 "법사위 전체회의에 장관이 불출석한 데 이어 차관도 불출석한 데 깊은 유감을 표하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함께 자리한 민주당 위원들도 여기 가세했다. 전현희 의원은 "국민을 대리하는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은 헌법 62조, 국회법 122조에 따라 장차관 등 국무위원, 정부위원 출석 요구의 건을 통해 행정부에 대한 감시·견제 기능을 행한다"며 "법무부는 27일 법사위 전체회의, 14일 법사위 업무보고 출석 대상 부처였음에도 일방적 불출석을 통보하며 출석을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이는 국민 대리기관인 국회를 모독하는 행위이자 국민의 세금으로 그 자리에 있는 공무원의 존재 가치를 스스로 부정하는 일"이라며 "현재 장차관 등 국무위원과 정부위원, 준하는 차관급 이상 고위직 공무원들이 국회 출석 요구에 정당한 사유 없이 불응할 경우 국회 차원에서 고발하고 처벌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준비 중에 있다"고 경고했다. 

서영교 최고위원 역시 "법무부 차관이 법안심사소위에 들어오지 않았다는 건 공무원으로서 '임무 방기'고 '직무유기'"라며 심 차관의 불참 배경에 법무부 장관과 국민의힘, 용산 대통령실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 최고위원은 "이건 범죄행위나 마찬가지다. 국민의 관심사가 몰려있는 해병대원 순직 사망사건 수사외압에 대한 특검법을 심도 깊게 논의하는 자리에 법무차관이 안 나온 건 국민 앞에 사과드리고 책임을 물을 수 있게 해야할 것"이라 말했다. 

특검법 심사를 위해 자리한 배형원 법원행정처 차장은 이날 "특정 사건에 대한 특별검사의 임명과 직무에 관해 특별하고 필요한 사항을 법률로 규정하는 건 국회에서 입법 정책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 말했다.

배 차장은 "다만 충실한 심리를 위해서 최소한의 기간이 필요하다"며 "상설특검법 및 '이예람 중사 특검법'에서는 1심에서 공소 제기일로부터 6개월 이내, 2·3심은 전심의 판결 선고일로부터 3개월 내로 규정하고 있다는 걸 참조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는 1시간 넘게 진행됐다. 김 의원은 회의가 끝나고 취재진과 만나 "전문위원들의 상세한 검토 및 1소위 위원들의 활발한 토론이 이뤄졌다"며 "지난 21대 때 대통령께서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했는데, 사실관계가 틀리거나 (거부권을 행사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이어 "처음 특검법이 발의됐을 때보다 수사범위가 확대된 만큼 특검의 수사 기한 연장 필요성도 지적됐다"며 기존 70일이던 수사기간에 30일을 더하는 방안도 제안됐다고 설명했다. 또 "오는 21일 예정된 법사위 전체회의 때 특검법을 논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같은 날 열리는 입법청문회 이전까지 소위를 마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민주당은 오는 21일 법사위 전체회의를 열고 해병대원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에 관련된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과 이종섭 전 국방장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증인 12명과 참고인 3명을 소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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