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카카오VX)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카카오VX가 인수합병(M&A)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카카오VX는 골프예약서비스, 골프용품 판매, 스크린 골프장 운영 등 다양한 골프 사업을 운영하는 회사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자회사 카카오VX의 매각 작업을 시작했다. 

 

카카오게임즈가 보유한 65% 지분 중 일부와 재무적투자자(FI)의 지분을 합쳐 최대 50%를 매각할 계획이다.

주요 주주들에게 해당 계획이 이미 전달되었고 현재 인수자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FI들은 경영권 변경 시 동반 매도권을 행사할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 카카오VX의 위기...영업손실 지속

카카오VX는 '티업(T-UP)으로 론칭해 2012년 설립된 스크린골프업체로 약 6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국내 1위 골프 예약 플랫폼이다.

스크린 골프장 '프렌즈 스크린'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약 3600개 매장을 운영하며 업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 골퍼 커뮤니티 플랫폼 '버디스쿼드'도 운영 중이다. 카카오게임즈가 2017년에 인수해 카카오그룹 계열사로 편입되면서 카카오 VX로 사명을 변경했다.

카카오VX는 골프에 인공지능(AI)을 연결시켜 게임의 새 장르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스마트 골프장 개발 사업을 준비해왔다.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골프 붐으로 실적 호조를 보였으나, 엔데믹 이후 수익성은 악화됐다. 

 

카카오VX는 지난해 ▲매출 1471억원 ▲영업손실 7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이 17% 하락한 것으로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됐다.

카카오 VX는 지난 2021년 코로나19와 맞물려 젊은층 중심의 골프인구가 늘었고 매출이 두배 가량 증가하는 등 괄목할만한 실적도 이뤘다. 

 

또 카카오게임즈에 편입된 지 4년만에 급성장하며 IPO추진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지난해 4월 카카오 VX는 스마트스코어의 시스템을 해킹해 기술을 탈취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스마트스코어는 카카오VX가 자사의 플랫폼 화면 등을 베꼈다고 주장하며, 부정경쟁행위금지 가처분 신청과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올해 초 카카오 VX는 국내 골프장 정보기술(IT) 솔루션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결정했다. 스마트스코어와의 기술침해 소송의 장기화가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VX는 스크린골프를 시작으로 IT 솔루션까지 골프산업 전반에 공격적으로 영역을 넓혀왔다. 

 

카카오는 지난해 검찰 조사와 국정감사 등을 통해 여론의 뭇매를 맞아왔다. 카카오VX 국내철수 결정은 카카오그룹 차원의 대대적인 체질 개선의 일환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또한 카카오 VX는 지난해 전 직원 대상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사진= 골프존)


◇ 골프 업황 부진...카카오VX 매물의 인수자는?

카카오VX는 매각의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실적 악화로 인해 기업 가치가 하락했기 때문에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최근 거론되는 카카오VX의 기업 가치는 약 5000억 원이 안된다. 이는 투자유치 당시 기업가치 6000억원으로 인정받았던 만큼 그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매물로 나온 다른 골프장들도 잘 팔리지 않는 등 수요가 줄어드는 추세"라며 "카카오VX의 실적 악화 상황에서 투자자가 선뜻 인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골프존이나 스마트스코어 같은 관련 업체들이 후보로 거론될 수 있지만 그들도 인수 여력이 부족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골프 업황 부진으로 인해 쉽게 인수를 결정할 투자자가 나타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골프존은 지난달 파일서버 관리 소홀로 인해 221만 명의 고객 개인정보가 유출되고 이에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총 75억원의 과징금과 540억의 과태료를 부과 받은 바 있다.

카카오게임즈 측은 "경영 효율화를 위해 다각도로 검토 중이나 아직 구체적인 결정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