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법원이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와 충청남도가 성폭행 피해자 김지은 씨에 대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최욱진 부장판사)는 24일 김씨가 안 전 지사와 충청남도 등을 상대로 제기한 3억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8347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수습기자 = 비서에게 성폭행을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안희정 지사가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9.01.04 pangbin@newspim.com

앞서 안 전 지사는 지난 2017년 7월부터 2018년 2월까지 수행비서로 일하던 김씨에게 성폭행을 해 피감독자 간음 및 강제추행, 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등 혐의로 기소돼 2019년 대법원에서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확정받았다.

이후 김씨는 안 전 지사의 수사·재판 과정에서 2차 가해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었다며 위자료와 치료비 명목으로 지난 2020년 이 사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소 제기 4년 만인 이날 1심 재판부는 "관련 형사사건과 제출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 안희정의 피감독자 간음 및 강제추행 등 불법행위가 인정된다. 또 충청남도는 2차 가해를 제외한 안희정의 불법행위와 관련해 직무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신체감정에 의하면 피고들의 불법행위로 원고에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가 발생했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안 전 지사에게 8347만원을, 그 가운데 5347만원은 충청남도와 공동으로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판결 직후 취재진을 만난 원고 측 대리인 박원경 변호사는 "안희정의 성폭력 부분과 안희정 배우자의 2차 가해와 그에 대한 안희정의 방조 책임 등이 모두 인정됐다. 충청남도 역시 책임이 있다고 판단을 해줬다. 치열하게 다퉜던 부분에 대해 법원이 모두 인정해줘서 이 부분은 다행이라고 생각하는데 배상 액수에 있어서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판결문을 받아보고 당사자와 상의해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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