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 간 쌍방 공방전이 점입가경으로 흐르는 가운데 김앤장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세종의 초대형 소송대리전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지난 2023년 소송가액만 수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예상됐던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 소송에서 완패한 김앤장의 설욕전에 눈길이 모아진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50부(김상훈 부장판사)는 지난 7일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신청 심문을 했다.

재판부는 오는 24일까지 양측의 추가 자료를 제출받은 뒤 31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 앞서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현권 법률사무소 니케 대표변호사는 “하이브와 어도어 분쟁은 최근 벌어진 김앤장과 세종 간 일어난 두 번째 초대형 소송”이라면서 “김앤장이 완패했던 넷플릭스 망대가 소송의 설욕전이 될지, 연패로 끝날지 법조계의 관심이 집중됐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 세종, 열세였던 넷플릭스 소송 대역전극..“김앤장의 완벽한 패배”

법조계에 따르면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의 망대가 소송전의 잠정 소송가액은 약 2천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송 초기 김앤장의 물량공세와 미국 정부까지 앞세운 넷플릭스의 거센 반발 때문에 소송 결과를 한치도 알 수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세계 최초의 망대가 소송이라는 점과 미국 빅테크 기업에 대한 관심, 그리고 로펌공룡 김앤장이라는 삼중고에 세종의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안다”면서 “1심 판결 이후 넷플릭스가 김앤장을 통해 합의 요청하는 순간까지 쉽지 않았던 순간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당시 세종에서는 과기정통부 전신인 방통위 과장 출신 강신욱 파트너 변호사 등 에이스 변호사들을 전격 투입해 김앤장과의 치열한 논리전을 펼쳤다.

재판 참관을 했던 한 IT기자는 “양측의 법리논쟁은 마치 거대한 논문 한편을 써내려 갈 정도로 아주 세부적인 부분부터 거대 담론까지 공방을 반복했다”면서 “내용을 정리해 기사 쓰기도 벅찰만큼 방대했다”고 기억했다.

우리 정부도 들어내놓고 SK브로드밴드의 편을 들어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정책적 조언 등을 통해 정당한 망대가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세종 측에 도움을 줬던 것으로 전해진다.


(사진=연합뉴스)


◇ 김앤장, 고창현 등 경제전문가 투입...세종, 이숙미 등 기업통으로 응수

이번 분쟁을 위해 김앤장은 고창현과 홍민영, 국지현 변호사 등을 변호인단으로 꾸렸다.

고창현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19기로 사모펀드(PEF) 운용사 H&Q코리아의 쌍용투자증권(현 신한증권) 인수, 뉴브리지캐피탈의 제일은행 지분 투자 등 대형딜을 성사시킨 금융·증권 전문가다.

홍민영 변호사와 국지현 변호사는 김앤장에서 경영권 인수 자문, 공개매수 자문, M&A 등 기업지배구조와 주주 권익보호를 위한 포트폴리오를 쌓아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맞서 세종은 파트너인 이숙미와 이수균 변호사로 응수했다. 두사람 모두 아시아나항공, 현대엘리베이터, 아워홈, 헬릭스미스, 빗썸홀딩스 등 다수의 M&A와 주주간 분쟁 자문 및 소송을 주로 맡아와 기업통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길우 법무법인 LKS 대표변호사는 “엔터업계 송사에 자주 부딪치는 김앤장과 세종이 매출이나 규모 면에서 차이 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이브-어도어 분쟁은 넷플릭스 망대가 분쟁만큼 관심도나 규모면 확실히 큰 소송이라 김앤장이 또다시 패배하면 내상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펌업계 부동의 1위 김앤장은 지난 2022년 기준 무려 1조3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했고, 세종, 태평양, 광장, 율촌 등이 3000~4000억원 수준으로 2위권을 차지했다.

법률신문 따르면 지난 달 최고의 로펌을 묻는 설문 조사에서 김앤장에 이어 태평양·율촌·광장·화우가 2~5위로 집계됐다.

하지만, 성과 만족도 조사에서는 세종(4.35), 태평양(4.31), 김앤장(4.29) 순으로, 재선임 및 추천 의사 항목에서는 세종(4.41), 태평양(4.37), 광장(4.20) 순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