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지난 2022년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 당시 불거진 비속어 자막 논란 관련 정정보도 소송 1심에서 패소한 문화방송(MBC) 측이 항소심에서 당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던 김은혜 국민의힘 성남분당을 당선인을 증인으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고법 민사13부(문광섭 부장판사)는 22일 외교부가 MBC를 상대로 낸 정정보도 청구소송의 항소심 1차 변론준비기일을 열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4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2024.05.17 photo@newspim.com

MBC 측 대리인은 "항소심에서 당시 보도를 하게 된 경위와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고 믿을 만한 충분한 사정이 있었다는 것을 입증하려고 한다"며 이를 위해 김은혜 전 홍보수석을 증인으로 신청하겠다고 했다.

이어 "김 전 수석은 보도가 있고 10시간 정도 지나 뉴욕 현지 기자들에게 대통령의 발언 내용이 사실은 '날리면'이었다고 설명한 당사자"라며 "1심에서 대통령의 발언이 무엇인지 확인을 구했지만 재판 내내 명확히 말씀하지 않았는데 김 전 수석이 '날리면'이라고 해명을 내놓은 과정을 증인신문을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외교부 측 대리인은 입증 취지가 불분명하다는 의견을 냈고 재판부는 추가 의견을 받아본 뒤 증인신청을 판단하겠다고 했다.

재판부는 양측이 조정 의사는 없다고 밝혀 오는 7월 19일 항소심 첫 변론기일을 열기로 했다.

앞서 MBC는 윤 대통령이 2022년 9월 21일(현지시각) 미국 방문 당시 "국회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대통령실은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라고 말한 것이며 미 의회가 아닌 한국 국회를 언급한 것이라고 반박했고 외교부는 MBC를 상대로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 청구를 제기했다. 그러나 MBC가 허위 보도가 아니라는 이유로 정정보도를 하지 않자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MBC는 판결 확정 후 최초로 방송되는 뉴스데스크 프로그램 첫머리에 진행자로 하여금 정정보도문을 통상적인 진행 속도로 1회 낭독하라"며 외교부의 손을 들어줬다.

1심 재판 과정에서 보도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가 음성을 감정했으나 '감정 불가' 의견을 내면서 결국 해당 발언의 진위는 가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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