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 의회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상대로 체포영장을 청구한 국제형사재판소(ICC)를 제재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20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공화)은 성명에서 "이스라엘은 생존을 위한 정당한 전쟁을 싸우고 있는데 ICC는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들을 지난해 10월 7일 대학살을 자행한 사악한 테러리스트와 동일시하려고 시도하고 있다"며 "의회는 ICC를 처벌하기 위해 제재를 포함한 모든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 ICC 지도부가 (체포영장 발부 요청을 수용해) 계속 진행할 경우 어떤 결과에 직면하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연방 의회의사당. [사진=로이터 뉴스핌]

앞서 이날 카림 칸 ICC 검사장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최고지도자 야히야 신와르 등 지도부 3인과 더불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 등 이스라엘 각료들을 대상으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하마스와 마찬가지로 이스라엘 지도부도 팔레스타인 영토(가자지구)에서 자행된 전쟁범죄와 반인도적 범죄에 형사적 책임이 있다는 주장인데 ICC가 체포영장을 발부하면 이는 2002년 ICC 출범 이래 미국 동맹 지도자를 대상으로 한 최초의 체포영장이 된다.

지난 7일 공화당 소속 칩 로이 하원의원은 미국과 미국 동맹 국민을 대상으로 수사 및 추적하는 ICC 관리들에게 제재를 가하는 '불법 법원 대응법'을 발의했다.

이는 ICC가 이스라엘 지도부에 체포영장 발부를 준비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제출한 법안이다. 로이 의원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ICC 회원국이 아니어서 수사 관할권이 없다"며 "ICC는 주권에 막대한 위협을 가하는 불법적 법원"이라고 지적했다.

발의된 법안에 따르면 제재를 받은 ICC 관계자는 미국 비자가 박탈되고 신규 비자 발급 제한을 받는다.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 소식통에 따르면 하원은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법안 표결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ICC의 네타냐후 총리 체포영장 발부 청구 소식에 "터무니없다"며 "이는 인질을 구출하고 인도주의적 지원을 확대하는 휴전 협상 타결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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