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16일(현지시간) 미 주가지수 선물 가격은 전날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데 이어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전년 대비 상승률이 3년간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인플레이션 둔화 신호에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가 강화하며 투자 심리를 띄었다.

미국 동부 시간으로 이날 오전 8시 5분 기준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서 E-미니 다우 선물은 전장 대비 23.00포인트(0.06%) 오른 3만62.00을 가리키고 있다. E-미니 S&P500 선물은 4.25포인트(0.08%) 상승한 5332.60, E-미니 나스닥100 선물은 24.00포인트(0.13%) 전진한 1만8715.75에 거래 중이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 [사진=블룸버그통신]

전날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일제히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지난 3월 28일 이후 처음으로 신고가를 경신했으며 나스닥 지수는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역대 최고치에서 마감했다.

고물가 고착화 가능성을 우려하던 시장은 4월 CPI 지표를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4월 CPI는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3.4% 각각 상승했다. 헤드라인 수치에서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달보다 0.3%, 1년 전보다 3.6% 올랐다. 근원 CPI의 연간 상승률은 2021년 4월 이후 가장 낮았다.

1분기 고착하는 모습을 이어가던 CPI가 완화세를 재개한 듯한 인상을 주면서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의 올해 금리 인하 기대가 강해졌다. CPI 발표 전 연내 1차례 금리 인하를 기대하던 시장은 이제 2차례 인하 가능성을 반영하기 시작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그룹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오는 9월과 12월 25bp(1bp=0.01%포인트)씩 올해 총 2차례 금리를 내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예상을 깨고 전월 대비 보합세를 기록한 4월 소매 판매도 경기 과열 우려를 진정시키며 금리 인하 기대에 힘을 실었다. 미 상무부는 4월 소매판매가 전달 대비 보합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앞서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소매판매가 지난달 0.4% 증가했을 것으로 기대했었다.

BMO자산관리의 융유마 최고투자책임자는 "시장은 인플레이션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여기에 기업 실적 호조와 양호한 (실적) 전망 등이 더해지면서 호재일 수도 악재일 수도 있는 뉴스를 시장이 호재로 해석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강세장의 전형적 특성"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이날 미 동부 시간 오전 8시 30분(한국시간 16일 오후 9시 30분)에 발표되는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달 비농업 부문 고용이 월가가 바라는 대로 살짝 둔화한 터라 고용시장 냉각 조짐이 이어질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더불어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등 연준 인사들의 공개 발언도 예정돼 있다. 최근 공개 발언에 나선 연준 인사들이 앞으로 나올 지표를 살피며 금리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입장을 보여왔던 터라 CPI 공개 후 이 같은 스탠스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구글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며 이날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는 대체로 오름세다. 뉴욕증시 반도체 대장 주 ▲엔비디아(NVDA) ▲애플(AAPL) ▲아마존(AMZN)▲구글(GOOGL) 등의 주가는 일제히 소폭 상승 중이다. 

미국의 대형 유통체인 ▲월마트(WMT)는 이커머스 사업부 호조 등에 힘입어 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예상을 상회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6% 가까이 상승 중이다.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 업체 ▲시스코 시스템즈(CSCO) 월가 예상을 웃도는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의 실적 가이던스를 제시하며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3% 넘게 전진 중이다.

미국 손해보험사 ▲처브(CB)는 개장 전 주가가 7% 가까이 상승 중이다.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지난해 3분기부터 매입해 온 것으로 알려지자 매수세가 유입됐다. CNBC에 따르면 버크셔 해서웨이는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처브 주식 약 2600만 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시가 67억달러(약 9조852억원) 수준으로, 처브는 버크셔 해서웨이 포트폴리오 가운데 9번째로 큰 종목이 됐다.

주초 급등했던 밈 주식은 이틀째 하락세다. ▲게임스탑(종목명:GME)과 ▲AMC엔터테인먼트 홀딩스(AMC)의 주가는 각각 9%, 6% 하락하고 있다. 지난 2021년 밈 주식 열풍의 주역인 키스 길의 활동 재개 소식에 두 회사의 주가는 최근 100% 넘게 폭등한 바 있다.

한편 CPI 둔화 소식에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현재 전장 대비 2.4bp(1bp=0.01%포인트) 내린 4.332%를 가리키고 있다. 반면 연준의 통화 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1.1bp 오른 4.747%를 각각 가리키고 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