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진용 기자=서울시가 기계식 수도 계량기를 사물인터넷 기술이 적용된 디지털 계량기로 교체, 오는 2040년까지 '스마트 검침'을 전면 도입한다. 나아가 실시간 물 사용량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을 적용해 정확한 수도요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4차산업 기술을 '수도(水道) 행정'에 적용해 시민 생활을  개선해 나간다.

'기계식 수도 계량기'는 사람이 일일이 현장에 방문해 사용량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육안으로 확인하다 보니 수도 계량기가 위치한 여건 또는 상태에 따라 오검침이 발생하거나 수도 요금 관련 민원·분쟁 등의 우려가 있다.

서울 시내 수도계량기는 2024년 4월 말 현재, 227만 개로 최근 1인 가구가 늘면서 수도계량기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검침원 352명이 1인당 매월 3000 개의 계량기를 방문 검침하고 있다.

시는 내년부터 국내 최초 '단말기 일체형 계량기'를 도입할 예정이다. 기존에는 디지털 계량기 설치 후 통신 단말기를 추가 설치하는 방식으로 이원화되어 있어 전환에 속도를 내는 데 한계가 있었으나 일체형 계량기를 설치하면 스마트 검침으로의 전환에 가속이 붙고, 설치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시는 1단계로 2040년 '스마트 검침' 인프라 구축을 완료하고, 2단계에는 축적된 빅데이터를 활용해 차세대 행정 서비스 개발을 본격화한다. 인공지능으로 각 가정의 물 사용 패턴을 분석해 실시간 이사 정산, 옥내 누수 사전 예방, 정확한 수도 요금심사 및 부과 등 대시민 서비스를 획기적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수도 검침이 '스마트 검침'으로 전면 전환되면 첫째 연간 30만 건에 달하는 이사 관련 수도요금 정산 민원 처리가 훨씬 빠르고 편리해진다. 이사 시 시민이 직접 수도계량기를 확인하고 정산 신청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민원·분쟁 등이 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두 번째로는, '실시간 물 사용량' 정보 관리를 통해 옥내 누수를 조기 발견하고 대응할 수 있어 누수로 인한 수도 요금 부담과 물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실제로 서울에서 옥내 누수는 연간 4만여 건에 달하며 시가 운영 중인 '누수감면제도'로 감면받는 물의 양은 연간 약 300㎥만 톤, 누수 감면액은 한 해 약 25억 원에 이른다.

세 번째, 시는 앞으로 디지털 계량기 교체 시 수도계량기함 내부에 온도를 자동으로 감지하는 센서를 설치, 겨울철 '동파 우려' 시 자동으로 시민에게 알림을 보내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가구별 실시간 물 사용량, 계량기함 내부 온도, 기상상황, 배관 정보 등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동파 가능성을 가구별로 안내하는 시스템이다.

마지막으로 실시간 수돗물 사용 정보를 활용해 취약계층의 위기 상황을 조기에 감지, 이를 활용한 안심 서비스도 지원할 계획이다. 일정 기간 물 사용량이 없는 독거 어르신, 중증장애인 등 위기가구를 자동으로 추출해 시와 자치구 복지 부서로 위기 상황을 알리게 된다.

한영희 서울아리수본부장은 "최근 시가 발표한 인공지능 행정 추진 계획에 발맞춰 4차산업 기술을 '수도 행정'에도 선도적으로 도입하고자 한다"며 "수돗물을 사용하는 시민의 편의를 높이고 경제적 부담도 덜어주기 위해 수도 분야 디지털 전환을 착실하게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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