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인도 증시가 혼조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남은 총선 기간 동안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13일 현지 매체 민트(mint)는 전문가 분석을 인용, 최근 인도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흐름이 향후 수주 간 이어질 수 있다며, 내달 4일 나올 록 사바(Lok Sabba·연방하원) 결과를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인해 벤치마크 지수인 니프티50이 2~3% 더 하락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민트에 따르면, 니프티50지수는 이달 3일 장중 한때 기록한 사상 최고치 22,794.70포인트 대비 4%가량 하락했다. 13일에는 오전 거래 한때 1% 이상 하락했다가 반등해 강보함으로 거래를 마쳤는데, 같은 때 변동성지수(VIS)는 16% 이상 급등하며 52주 최고치인 21.49까지 올랐다.

이퀴노믹스(Equinomics) 리서치 프라이빗 설리자 겸 리서치 책임자인 지 초칼링람(G. Chokkalingam)은 "향후 3주간 하락 압력을 받으면서 니프티50지수가 2~3% 추가 하락할 수 있다"며 "소형주 부문은 10% 더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인도 대형 은행 중 하나인 ICICI은행의 리서치 책임자 판카즈 판데이(Pankaj Pandey)는 "과거 선거 결과 발표를 앞두고 시장은 변동성을 보이곤 했다"며 "니프티는 현 수준에서 3%, 중형주와 소형주는 5~6%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 현 집권 여당인 인도국민당(BJP)이 재승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긴 하지만 시장은 여전히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금융 전문 플랫폼인 비굴(Bigul)의 최고경영자(CEO) 아툴 파라크(Atul Parakh)는 "긍정적인 트리거가 부재한 상황에서 시장은 약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진행 중인 총선이 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BJP의 득표율을 주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 뭄바이증권거래소(BSE) 건물 외부에 있는 황소상 [사진=블룸버그통신]

선거에 대한 불안감이 유일한 하락 요인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그간의 강세에 따른 높은 시장 밸류에이션, 지정학적 상황, 고착화한 인플레이션 등이 투자자 자신감을 떨어뜨리는 또 다른 요인으로 지목된다.

프루던트 에퀴티(Prudent Equity)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디와카 라나(Diwakar Rana)는 "일부 중소형주의 높은 밸류에이션과 장기화하고 있는 중동 전쟁, 인플레이션 우려, 다수 국가의 금리 인하 연기가 글로벌 전반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자본 유출도 문제다. 거짓 파이낸셜 서비스(Geojit Financial Services)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비 케이 비자야쿠마(V K Vijayakumar)는 "이번 달에만 외국인투자자(FII)가 2500억 루피(약 4조 1000억원)의 인도 주식을 매도했다"며 "FII들이 '셀 인디아, 바이 차이나'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로 1년 가량 약세를 보이면서 밸류에이션이 낮아진 것이 중국 증시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것.

비자야쿠마는 "홍콩 증시 벤치마크인 항셍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는 9배 이하고, 상하이종합지수의 PRE은 10배 수준인 반면 인도 시장의 PER은 19배를 넘고 있다"며 "인도의 높은 벨류에이션이 '셀 인디아, 바이 차이나'를 촉발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다수 전문가들은 인도 증시의 중장기 흐름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인도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최근의 변동성은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며 장기적 관점에서는 하락장에서 우량주를 매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이티아이(ITI) 뮤추얼펀드 매니저 비샬 자주(Vishal Jajoo)는 "견고한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시장은 장기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며 "'인도 스토리'가 장기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BJP와 그 연합 세력의 승리가 인도 증시에는 호재일 수 있다는 전망이 크다. 시장의 당초 전망에 부합하는 결과일 뿐만 아니라, 인프라·제조 등 육성 정책이 연속성을 나타낼 것이라는 점에서도 불확실성이 축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 여당의 득표율이 낮을 경우 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지만 이는 단기간에 그칠 것이고, 야당 연합이 집권할 경우에는 시장이 가파른 조정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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