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지난해 한국의 산업기술이 미국과 비교해 88%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 미국 대비 92%인 일본보다 뒤쳐졌지만, 83%인 중국보다는 수준이 높았다.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는 13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3년 산업기술 수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는 총 2722명의 기술 분야별 전문가가 참여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5개국의 산업기술 수준과 상대적 기술 격차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주요 5개국의 산업기술 수준(왼쪽)과 기술 격차 비교 현황 [자료=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2024.05.13 rang@newspim.com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기술 수준 100%인 미국을 기준으로 국가별 평균 수준은 ▲유럽연합(EU) 93.7% ▲일본 92.9% ▲한국 88.0% ▲중국 83.0% 등으로 나타났다.

최고 기술국의 기술력을 따라가기 위해 필요한 시간을 일컫는 기술 격차는 0년인 미국을 기준으로 ▲EU 0.39년 ▲일본 0.43년 ▲한국 0.9년 ▲중국 1.2년 등으로 집계됐다.

25대 산업기술 분야별로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기술 수준이 가장 높았다. 반면 차세대 항공과 3D 프린팅 기술 분야에서는 주요 5개국 중 기술 수준이 가장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은 디스플레이와 이차전지 등을 제외한 대다수의 산업기술 분야에서 가장 높은 기술 수준을 보였다.

유럽은 첨단제조공정·장비와 조선해양플랜트 분야에서, 일본은 세라믹·탄소소재·뿌리기술 분야에서 각각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74개 세부기술 분야에서는 우리나라가 플렉서블디스플레이 5개 분야와 2차전지 2개 분야 등 총 7개군에서 최고 기술력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2021년과 비교해 1개 증가한 결과로, 리튬이차전지 재사용 분야에서 최고 기술력을 보유했던 미국을 추월했다.

우리나라 산업기술 수준은 2021년(86.9%)과 비교하면 약 1.1%포인트(p) 상승했지만, 기술 격차는 2021년 0.8년에서 지난해 0.9년으로 소폭 늘었다.

이런 기술 격차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연구 현장의 전문가들은 ▲연구·개발(R&D) 투자 확대(47.6%) ▲국제·국내 산학연 협력 강화(14.3%) 등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특히 R&D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최근 5년간 조사 결과 지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전윤종 KEIT 원장은 "기술 수준이 높은 분야라 할지라도 글로벌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정부와 민간이 함께 협력해 기술 개발에 매진함으로써 글로벌 초격차 기술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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