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북한이 1970년대에 생산한 다연장로켓포 등 노후 재고 무기를 러시아에 공급하고 외국산 부품을 불법 조달해 신형 무기 생산에 활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가정보원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격에 쓴 무기 중 1970년대 북한산 122㎜ 다연장로켓포가 포함된 정황이 있어 이를 정밀하게 분석 중이라고 12일 밝혔다.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3년 7월 27일 밤 김일성 광장 주석단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과 '전승절' 열병식 도중에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앞서 지난해 우크라이나의 한 사진작가가 전장에서 촬영한 포탄 사진에서는 '방-122', '파지'(파편형 지뢰) 등의 한글 글씨가 식별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 포탄이 북한의 122㎜ 방사포(다연장로켓의 북한식 표현)용 로켓탄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포탄에는 생산 시기를 1970년대로 추정할 수 있는 숫자도 찍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러시아에 122㎜·152㎜ 포탄을 대대적으로 공급했다고 추정한 바 있다.

정보당국은 또 북한이 외국기업의 부품을 불법 조달해 무기 개량 및 개발에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영국의 무기감시단체인 분쟁군비연구소(CAR)는 우크라이나에 떨어진 러시아군의 북한산 탄도미사일 잔해에서 미국·유럽산 부품이 '수백 개' 발견됐다고 밝혔다. CAR는 북한이 중국 등지에 있는 중개자의 조력으로 대북 제재의 감시망을 피해 무기 부품을 공급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정황은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편승해 노후 무기를 소진하는 한편 재고를 확보하기 위해 생산을 독려하고 제재를 우회해 개량·개발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국정원은 이와 관련해 "북한의 미사일 부품 밀반입을 면밀하게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보당국은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한 대가로 러시아가 북한에 첨단 군사기술을 지원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국정원은 "북한의 대러 미사일 수출 동향 등 러북 간 군사협력 제반사항에 관해 지속해서 추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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