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에서 가자지구 전쟁 반대 시위 학생들이 학교측의 정학 처분에도 불구하고 해산을 거부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컬럼비아대는 이날 오후 2시(한국시간 30일 오전 3시)까지 자발적으로 농성장을 떠나고 교칙 준수 서약서에 서명하지 않을 경우 추가 조사가 이뤄질 때까지 정학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컬럼비아대 캠퍼스 안에 있는 친팔레스타인 시위대 텐트 농성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NYT는 시한이 다가오자 캠퍼스에서 텐트를 치고 농성을 벌여오던 수백 명의 학생이 해산했고 오후 4시가 지나자 수십 명의 학생과 약 80개의 텐트가 남겨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CNN은 약 60명의 학생이 캠퍼스 밖 정문 앞에 서서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벤 창 컬럼비아대 대변인은 "우리는 캠퍼스 내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시위) 학생들 정학 처분을 개시했다"고 알렸다.

학측의 정학 처분은 오는 5월 15일 졸업식 행사를 앞두고 경찰 동원 없이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한 조치다.

지난 18일 네마트 샤피크 컬럼비아대 총장이 시위대를 해산해달라고 경찰에 요청, 100여명이 연행된 바 있는데 이번에도 경찰을 부르면 학생들의 반발심을 키워 더 큰 시위로 번질까 우려해 자체적으로 해산 노력을 기울인 것이란 설명이다.

2주째 캠퍼스에서 텐트 농성을 이어온 컬럼비아대 학생들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에 이익을 얻는 기업에 대한 대학기금 투자 중단과 대학재정 투자금 투명화, 친팔레스타인 시위와 해방 운동에 관련돼 불이익을 받은 학생 및 교직원에 대한 사면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정학 처분 경고에도 캠퍼스 시위를 이어가는 학생들에 대해서는 학교가 경찰의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29일(현지시간) 한 미 컬럼비아대 학생이 친팔레스타인 시위대를 향해 이스라엘 국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한편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에 항의하는 시위가 미국 전역의 대학으로 확산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최소 16개 주 20여 개 대학 캠퍼스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체포됐다. 미 언론들에 따르면 지난 10일 동안 미 전역 대학에서 체포된 시위대는 1000명이 넘는다.

이날 텍스사대 오스틴 캠퍼스에서는 최소 40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일주일 전 경찰이 약 50명의 시위대를 체포한 명문 예일대에서는 수십 개의 텐트로 구성된 농성 현장이 새롭게 설치됐다.

학측과 시위 학생들 간 타협을 이룬 학교도 있다. 노스웨스턴대 시위 학생들은 학교 측과 협상 끝에 모든 텐트를 철거하고 오는 6월 1일 봄 학기가 끝날 때까지 평화적 시위하겠다고 밝혔으며 크리스티나 팩스턴 브라운대 총장은 시위대에 이스라엘 연계 기업들에 대한 대학기금 투자와 관련 협의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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