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28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 보궐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이 야당에 전패해 기시다 후미오 정권에 적신호가 켜졌다.

NHK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도쿄 15구, 혼슈 서부 시마네 1구, 규슈 나가사키 3구에서 치러진 중의원 보선에서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이 모두 승리했다.

지난해 12월 13일 자민당 내 정치자금 비자금 스캔들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이번 선거는 지난해 가을 자민당 파벌의 정치자금 문제, 이른바 '비자금 스캔들'로 논란이 있고 난 후 치러진 첫 국정선거로 자민당은 선거구 3곳 중 2곳인 도쿄 15구와 나가사키 3구에 후보조차 내지 못했다.

자민당이 유일하게 후보를 낸 시마네 1구는 자민당이 무패를 기록한 보수 지역이다. 기시다 총리가 선거 고시 이후 두 차례 시마네현을 방문해 유세 지원에 나섰지만 이날 참패한 것이다.

시마네 1구에서는 가메이 아키코 입헌민주당 후보가 58.8% 득표율로 자민당 후보인 재무 관료 출신의 니시코리 노리마사 후보에 17.6%포인트(p) 차로 승리했다.

가메이 당선인은 "많은 사람으로부터 지지를 받아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었지만 자민당의 '비자금 문제'에 대한 분노가 밑바탕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선거) 결과는 큰 메시지가 돼 기시다 정권에 닿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아울러 도쿄 15구에서 정치 신인 사카이 나쓰미 입헌민주당 후보가 득표율 29.0%로 2위 후보를 10%포인트 넘는 차이로 이겼고, 나가사키 3구에서는 야마다 가쓰히코 후보가 득표율 68.4%로 당선됐다.

주요 언론은 20%대의 '퇴진 위기' 수준의 기시다 내각 지지율과 더불어 이날 자민당의 보궐선거 참패가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사히신문은 "정치 자금 문제가 기시다 총리에게 엄혹한 결과가 되었다"며 "향후 정권 운영에 미치는 영향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모테기 도시미쓰 간사장은 선거 결과에 대해 "매우 엄중한 선거 결과였다고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를 겸허히 받아들여 쇄신을 거듭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선거 완승을 이룬 입헌민주당은 중의원 해산을 요구하며 기시다 정권을 압박했지만 자민당 입장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어 해산 신중론이 확산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산케이신문은 "기시다 총리가 오는 9월 총재 선거 전에 중의원 해산 및 조기 총선을 추진해 여당 승리를 이끌고 총재 재선을 목표로 할 생각이었지만 이날 선거 결과로 전략 재검토에 직면하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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