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구속기소된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보석 청구 기각에 반발해 재판에 연달아 불출석하면서 결국 총선 이후로 재판이 연기됐다.

송 대표는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허경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신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 공판에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나오지 않았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사건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 모습. [사진=뉴스핌DB]

이날 법정에는 송 대표의 변호인단도 모두 불출석했다. 송 대표 측은 전날 "보석 청구 기각으로 참정권을 침해당한 입장에서 저항권의 하나로 재판을 거부하고 단식에 돌입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재판부는 "변호인이 불출석하는 상황은 상상을 안 해봤다"며 "필요적 변론 사건이라 변호인은 피고인과 상관없이 출석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재판을 전면 거부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서 우려가 된다"고 난색을 보였다.

이어 "재판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 시뮬레이션하고 들어오는데 피고인 측에서 한 명도 안 나오는 바람에 엉망이 돼 버렸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법정에 출석하는 것도 권리고 형사소송법에도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원칙적으로 재판하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다"면서도 "기소 자체를 인정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법정 출석을 거부함으로써 그런 표현을 한다는 것이 재판부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정에 나와서 자기의 억울함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것이 현재 우리나라 사법 시스템을 존중하는 태도라고 생각한다"며 "연기하고 선거가 끝난 오는 15일에 재판을 하겠다"고 고지했다.

재판부는 "재판이 일주일 공전이 된 형태인데 피고인의 심리적 불안감도 선거 결과가 발표되면 어느 정도 완화가 될 것이라고 본다"며 "그때도 불출석한다면 구속 피고인이라서 불가피하게 불출석 재판을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송 대표가 계속 불출석하면 송 대표가 수감된 서울구치소 측과 협의해 구인영장을 발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송 대표는 지난 1일에도 재판에 불출석하며 심리적 불안감을 이유로 진료를 받는다고 했는데 재판부가 요구한 진단서를 아직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매일 야근하면서 자신과 가족의 삶을 지키는 보통의 사람들과 파트 타임, 비정규직으로 사는 청년들이 '내가 선거에 나가야 하니 재판을 거부하겠다'고 하는 것이 가능한지 묻고 싶다"며 "보통 국민은 상상할 수 없는 특권을 마치 맡겨둔 물건을 돌려달라는 듯이 요구하는 것은 5선 국회의원과 집권여당 당대표를 역임한 분이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재판부는 "변호인조차 나오지 않아서 반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는 게 유감"이라며 "15일에는 달라진 모습을 기대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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