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손실로 지난 1분기 신한금융에 선두를 빼앗겼던 KB금융이 '리딩금융' 자리를 탈환했다. 다른 금융지주들도 고금리 속 대출 성장과 비이자이익의 증가 효과를 톡톡히 보며 올 상반기 양호한 실적을 시현했다. 잇따라 호실적을 낸 금융지주들은 탄탄한 수익에 힘입어 '밸류업'에도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KB금융 2조7815억원 ▲신한금융 2조7470억원 ▲하나금융 2조687억원 ▲우리금융 1조7554억원 ▲NH농협금융 1조7538억원 순으로 총 11조1064억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최고치를 경신했던 지난해 상반기 10조8882억원보다 2182억원 오른 역대 최대 실적이다.

KB·신한·우리·하나금융지주. (사진=각사)

◆KB금융, 비은행 실적 증가세 타고 '리딩금융' 되찾아

직전 분기 신한금융에 정상 자리를 내줬던 KB금융은 올해 2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1조4989억원) 대비 15.6% 늘어난 1조732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설욕했다. 전 은행권에서 가장 많은 홍콩 ELS 충당부채(8620억원)를 쌓으며 휘청였던 지난 1분기와 비교하면 당기순이익이 65.1% 불어났다.

특히 비은행 계열사 실적 확대가 그룹 전반의 영업이익 개선을 이끌었다. KB금융 비은행 계열사의 이번 분기 이익 기여도는 40%에 가까이 육박한다. KB증권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7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7% 증가한 수치로 합병 이후 반기 기준 최대 실적 달성했다. 이밖에도 KB손해보험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57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 증가했고, KB국민카드 역시 255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지난해 상반기보다 32.6% 늘었다.

상반기 가계·기업대출 규모가 크게 늘면서 핵심 계열사 KB국민은행에서는 여신 수익이 증가했다. KB국민은행은 상반기 1조5059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2분기 순이익은 1조1164억원으로 집계돼 ELS 직격탄을 맞은 1분기 대비 186.6% 늘었다. 지난해 2분기(9270억원)와 비교해도 20.4% 불어난 수치다.

◆고금리 속 대출·비이자이익 증가에 금융지주들 2분기 '활짝'

이번 주 잇따라 실적을 발표한 다른 금융지주들도 이번 분기에 들어서 호실적을 냈다. 25일 실적을 발표한 우리금융은 올해 2분기 9314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하며 1분기(8245억원)보다 오름은 물론,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신한금융도 올해 2분기 전 분기 대비 7.9% 증가한 1조4255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같은 날 하나금융도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이 직전 분기(1조340억원)보다 소폭 오른 1조347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다. NH농협금융 역시 올해 2분기 순이익은 1조1026억원으로, 전년 동기(7587억원)보다 45.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날 발표했다.

금융지주들의 실적 개선 요인으로 고금리에 커진 대출 규모와 더불어 수수료이익 등 비이자이익이 증가가 꼽힌다.

특히 신한금융은 올해 2분기 기업대출 등 금리부자산이 늘면서 2분기 그룹 이자이익(2조8218억원)이 지난해 2분기(2조6942억원)와 올해 1분기(2조8159억원)보다 각 4.7%, 0.2% 불었다. 비이자이익(1조1121억원)도 신용카드·리스, 증권수탁, 투자은행 등 관련 수수료이익과 보험이익이 호조를 보이면서 전년 동기보다 7.6% 증가했다.

하나금융도 ▲은행의 IB(투자은행) 수수료 증가 ▲퇴직연금 및 운용리스 등 축적형 수수료 기반 확대 ▲신용카드 수수료 증대 등에 따라 올해 상반기 수수료이익(1조328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12.6%(1159억원) 증가하면서 그룹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우리금융 역시 비이자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5% 급증하며 이익 성장세를 강하게 견인했다. 은행 부문 기업금융 및 글로벌 IB 사업 확대, 카드·리스 부문 자회사의 영업력 신장 등에 힘입어 수수료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장회사회관에서 한국상장회사협의회·코스닥협회·한국경제인협회 주최로 열린 기업 밸류업을 위한 지배구조 개선 세미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4.06.26 mironj19@newspim.com

◆호실적 토대로 하반기 '밸류업' 집중…통큰 주주환원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호실적을 달성한 금융지주들은 앞다퉈 기업 '밸류업' 일환으로 주주환원 확대 방침을 밝히고 있다.

KB금융은 약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추가 매입하겠다고 결의, 올해 총 720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B금융은 지난 2월 3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단행한 바 있다.

신한금융도 이날 실적 발표에 앞서 2027년까지 속도감 있는 주주환원정책을 통한 주주환원율 50%를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나금융 역시 주주가치 향상을 위한 적극적 주주환원정책 일환으로 주당 600원의 분기 현금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의했다. 하나금융은 연초 발표한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도 상반기 중 조기에 미무리했는데, 매입한 자사주는 8월 중 전량 소각 예정이다.

우리금융도 금융그룹 최초로 구체적인 중장기 밸류업 계획도 발표, 총 주주환원율 50% 등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jane9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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