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 선출을 둘러싼 내홍이 마무리되면서 은행권 노사 임금 협상이 약 2개월 만에 재개됐지만, 임금 인상률을 둘러싼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 경영진과 금융노조는 지난 10일 서울 명동 소재 은행회관에서 3차 대표단교섭을 개최했다.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 경영진과 금융노조는 지난 10일 오후 서울 은행회관에서 은행권 경영진과 3차 대표단교섭을 개최했다. (사진=금융노조) 2024.07.11 jane94@newspim.com

이날 교섭에서 김형선 금융노조 위원장은 "그동안 교섭이 더디게 진행된 만큼 3차 교섭부터는 더욱 속도를 냈으면 한다"며 조속한 교섭 타결을 위한 사용자 측의 구체적인 임금인상안 제시를 촉구했다.

금융노조는 앞서 임금 8.5% 인상을 적극 검토해 달라고 요구했다. 인상률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 2.1%와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2.6%를 더한 후 2021~2023년 발생한 실질임금 저하를 고려한 수치다. 최근 5년간 산별교섭에서 물가 상승률보다 낮은 임금 인상률로 협상을 이어왔던 점 등도 감안했다.

4대 시중은행 2023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대 시중은행 직원 평균 연봉은 1억 1600만원이다. 금융노조가 제시한 8.5% 인상 시 평균 연봉은 1억 2000만원대까지 오른다.

하지만 사용자 측은 대내외 경제 상황과 현재의 임금 수준 및 미래 불확실성 등 고려해 총액 임금 대비 1.5% 인상률 적용을 제안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최근 임금협상을 마친 국내 주요 기업들의 임금인상률 수준과 현재 각 은행들의 수익 등 경영상황을 고려할 때 1.5%는 터무니없는 숫자"라며 "합의가 가능한 수정안을 제시해 달라"라고 강조했다.

금융노조 측은 또 한국산업은행을 비롯한 국책은행 지방이전 안건과 관련해 ▲본사 이전계획 통지 의무 ▲본·지점 및 영업점포 이전 폐쇄 시 노동조합과 합의한다는 내용 등을 단협에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서도 사용자 측은 "본사의 이전계획은 경영권에 관한 사안"이라며 "직원들에게 사전에 통지할 의무가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밖에도 사용자 측은 올해 단체협약 요구 안건인 ▲근로시간 단축·일과 삶의 균형(주 4.5일제 도입, 영업시간 단축 등) ▲고용안정과 일자리 확대 ▲성장주의 탈피 및 건강한 조직문화 형성 ▲차별 철폐 ▲안전권 및 정보보호 강화 ▲금융산업의 사회적 책임 및 역할 강화 ▲산별 교섭체제 강화 등에 대해서도 대부분 '수용불가' 의사를 밝혔다.

금융노조로서는 위원장 보궐선거로 임금협상이 지연된 만큼 협상에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사용자 측에서 8.5%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를 제안한 데다, 금융노조 측이 요구한 다른 항목들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양측이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도 금융노조는 3.5% 임금인상안을 제시했지만 1% 인상안을 제시한 사용자 측과 평행선을 달렸다. 노사는 교섭 결렬, 조정 중지 결정, 철야농성 등을 거쳐 반년만에 2.0% 인상으로 합의했다. 2020년(1.8%)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한편 금융노조는 박홍배 전 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로 총선에 도전하면서 지난 4월 보궐선거를 통해 윤석구 하나은행 노조위원장을 새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하지만 금융노조 선거관리위원회는 그에게 선거규정 위반을 이유로 당선 무효 결정을 내렸다. 윤 위원장은 법원에 당선무효 결정의 효력을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으나 지난달 14일 기각됐다. 금융노조는 같은 달 재선거를 진행했고, 박 위원장 사퇴 후 직무대행을 맡았던 김형선 IBK기업은행지부 위원장이 당선됐다.

노조가 보궐선거 등으로 내부 갈등을 겪으면서 애초 6월 17일로 예정됐던 3차 교섭은 약 2개월 동안 중단됐다. 4차 교섭은 오는 24일 오후 5시에 열린다. 

jane9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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