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지난 1년간 카카오 관련주의 주가가 급락했는데도 카카오페이증권은 '인기 있는 모으기 주식' 상단에 해당 주식을 올렸다. 카카오페이증권은 누적 기준으로 집계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카카오 관련주의 노출 빈도가 늘면서 이를 믿고 투자한 투자자는 손해를 입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내 '인기 있는 모으기 주식' 순위에서 카카오가 국내 주식 3위를 기록했다. 이 밖에도 카카오뱅크(4위), 카카오페이(9위) 등 카카오 관련주가 상위 10위권을 싹쓸이했다.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사진은 카카오페이증권 MTS 내 '인기 있는 모으기 주식' 이용 화면 [사진=이석훈 기자] 2024.08.19 stpoemseok@newspim.com

주식 모으기란, 투자자가 원하는 종목, 주기, 주문 단위에 맞춰서 주식을 매수하는 적립식 투자 서비스다. 주로 중장기 투자자가 해당 서비스를 선호한다.

그런데 카카오페이증권이 주식 모으기 서비스에서 인기가 높다고 게시한 카카오 관련주의 주가는 지난 1년간 바닥을 기었다. 한국거래소에 의하면 16일 카카오의 종가는 3만 6550원으로, 1년 전 주가인 5만 700원에 비해 무려 27%(1만 4150원) 내렸다. 해당 기간 카카오의 주가 하락률은 전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941개 사 중 상위 20%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2만 7100원에서 2만 2000원으로 18.82%(5100원), 카카오페이는 4만 7250원에서 2만 3900원으로 49.42%(2만 3350원) 급감했다. 

더구나 카카오페이증권은 '모으기 많은 순'으로 집계했다고 하면서 정작 종목 상세 정보에는 ▲시세/거래량 ▲투자자별 매매 동향 ▲외국인 보유 비율 등의 누적 매수량과는 무관한 정보만 나열했다.

이를 두고 금융투자업계와 학계에서는 금융 소비자의 알권리를 무시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특히 한국 증시의 경우 시장 참여자 간 정보 비대칭성이 심한 편"이라며 "주식 추천 기준을 선별하는 것도 증권사의 이해관계와 떼놓을 수 없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청한 중형사 관계자도 "카카오페이증권 MTS에 해당 순위는 누적 매수 기준으로 집계한 것이라고 명시했으니 아마 수치가 틀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수익률, 매수량 등 종합적인 기준이 아닌 누적 매수량 기준 하나만으로 카카오 그룹 주식들을 상위권에 노출했다는 점에서 '고의로 카카오 관련주를 홍보하려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기 수익률이 떨어지는 카카오 그룹주가 인기 순위에 오르면서 노출 빈도도 늘었다"며 "손해를 보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원은 해당 서비스에 공개된 정보의 적절성을 살펴보겠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인기 있는 모으기 주식' 페이지에 게시된 사실들이 맞는지 확인해 보겠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페이증권 측은 "적립식 투자를 통한 누적 순매수량을 기준으로 보면 카카오 그룹주가 국내 주식 중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라며 "법적 위반 소지는 없다"고 해명했다.

stpoemseo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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