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라인야후를 둘러싼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지분 매각 협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일 미야카와 준이치 소프트뱅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열린 주주총회에서 "라인야후의 요청에 따라 네이버와 보안 거버넌스 및 사업 전략 측면에서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면서도 "현시점에서 (라인야후 지분 매각과 관련된) 합의에는 이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라인야후의 미래를 위해 가능한 방안을 모색하고 싶다"며, "상대방(네이버)이 있는 만큼 합의 시기를 특정하기는 어렵다"고 지분 매각 협상의 난항을 예고했다.

네이버의 라인과 소프트뱅크의 야후 [사진=뉴스핌DB]

앞서 일본 총무성은 지난해 말 발생한 라인야후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계기로 네이버에 라인야후와의 자본관계 재검토를 요구하는 행정지도를 내린 바 있다. 이는 네이버가 보유한 라인야후 지주사 A홀딩스의 지분 매각을 압박하는 조치로,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각각 A홀딩스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A홀딩스가 라인야후 지분의 64.5%를 갖고 있는 만큼 네이버가 보유 지분을 매각할 경우, 라인야후의 경영권은 소프트뱅크로 넘어가게 된다.

네이버는 소프트뱅크와의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 고심하는 모습이다. 일본에서 쌓아온 메신저 '라인'의 사업 기반과 가치를 지키면서, 글로벌 확장 전략에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상황은 피해야 하는 게 네이버의 과제다.

네이버 측은 이와 관련해 "네이버와 라인야후의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것을 최우선에 두고 중요한 결정을 해나갈 것"이라며,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지분 매각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고 소프트뱅크와 성실히 협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라인야후 지배구조. [자료=상상인증권]

이런 가운데 라인야후는 네이버와의 결별 수순을 밟고 있다. 올해 5월 소셜 네트워크 게임 '라인 플레이'의 서비스를 종료한 데 이어 지난 13일에는 일본 내 모바일 결제 서비스 '라인페이'의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

미야카와 준이치 소프트뱅크 CEO는 이와 관련해 "자사(소프트뱅크)의 강점과 라인야후의 강점을 결합해 페이페이 등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네이버를 배제한 독자 행보를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라인야후 지분 매각 이슈가 장기화할 경우, 네이버의 글로벌 사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7일 네이버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2.24% 하락한 16만 6100원에 마감돼 52주 신저가를 경신한 바 있다. 소프트뱅크 주주총회가 열린 20일 주가 역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 노조 역시 "지분 매각은 단순히 네이버가 A홀딩스의 대주주 자리를 내놓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지분 매각은 구성원들의 열정과 노력, 기술과 경험이 소프트뱅크로 넘어갈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한편, 네이버와 라인야후는 다음달 1일까지 일본 정부의 2차 행정지도에 따른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오는 28일까지 네이버 시스템 분리 등 개선 조치 이행 상황을 보고하라고 요구한 상태다.

dconnec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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