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해운업 비수기로 꼽히는 1분기에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 HMM은 지난해보다 개선된 성적이 예상된다. 후티 반군 공격, 중동 지역 전쟁으로 운임이 오르고 있어서다.

다만 업계에서는 상반기 동안 운임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지만, 국제 정세가 안정화 된 이후엔 운임이 다시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한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의 1분기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2조4900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9.5% 늘어난 것이다. 같은기간 영업이익 역시 4800억원으로 1년 만에 56.5%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HMM]

이 같은 실적은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앞서 업계에서는 컨테이너선 공급 증가로 운임 하락을 예상한 바 있다. 프랑스 해운분석업체 알파라이너도 올해 선박 공급량 증가는 8% 이상으로 보이는 반면, 화물 수요 증가량은 1.4%에 그칠 것으로 관측했다.

불안정한 국제 정세로 오히려 운임 상황은 반전됐다. 지난해 말 친이란 성향 후티 반군이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공격하면서 통항이 제한되고 있다. 현재 유럽~아시아 항로 선박은 아프리카 대륙 남단 희망봉으로 우회하는 중이다. 이로 인해 운항 일수가 기존 대비 15일(왕복 기준) 이상 늘어났다. 여기에 중동 지역 정세도 안정될 기미가 안 보인다.

업계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당분간 해운 운임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본다. 실제로 최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SCFI는 지난 10일 기준 2305.79를 기록하며 5주 연속 올랐다. 특히 SCFI가 2300선을 웃돈 것은 2022년 9월 이후 1년 8개월 만이라 업계 관계자들은 적잖이 놀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시기 운임 상승은 HMM 입장에서 큰 호재다. HMM은 이달까지 미주 노선 장기 계약 물량에 관련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주 노선의 경우 HMM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핵심은 체결 시점의 SCFI가 장기 계약 물량의 운임을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는 점이다. SCFI가 높을 경우 HMM은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SCFI가 다시 2000을 넘어설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다"며 "국제 정세가 불안정해 운임이 상승한 것으로 분석되고, HMM의 경우 미주노선 장기계약 물량 운임을 지난해 예상보다 웃도는 가격으로 마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될 경우 운임은 다시 제 자리를 찾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견해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국제 정세가 안정되면 중국발 신규 공급 증가와 겹쳐 운임은 다시 제자리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2분기까지는 SCFI가 견고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이후 운임 하락을 대비해 HMM도 실적 방어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ay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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