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예약 대기시간이 2~3시간을 넘길 정도로 인기가 치솟았던 특급 호텔 빙수 수요가 올해 한풀 꺾였다. 경기불황 장기화로 초고가 빙수를 비롯한 스몰 럭셔리(적은 금액으로 사치를 누리는 트렌드)의 주 소비층인 MZ세대의 씀씀이가 줄어든 여파다. 주요 특급호텔 빙수 한 그릇에 10만원대를 넘어서는 등 가격 부담이 높아진데가 빨라진 SNS 유행 주기 등이 요인으로 꼽힌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호텔빙수 원조 격인 애플망고빙수를 판매하는 서울신라호텔 '더라이브러리'의 평일 대기시간이 거의 없거나 20분 내외로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애플망고빙수 유행 확산기인 코로나19시기에는 이곳의 빙수를 맛보기위해 두 세 시간씩 대기시간이 생기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여름 성수기에는 빙수를 찾는 발길이 다소 뜸해진 것으로 관측된다.

신라호텔에서 판매되고 있는 애플망고빙수 [사진=호텔신라]

다른 특급호텔의 사정도 비슷하다. 신라호텔의 경우 아직까지 주말 대기가 발생하는 등 방문이 이어지고 있지만 일부 호텔은 빙수를 찾는 소비자가 줄어 대기는커녕 라운지 자리가 남기도 한다. 대부분 호텔의 빙수 판매량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감소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시기였던 2021~2022년 대비 올해 빙수 수요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올해의 경우 지속적인 장마 영향이 있어 8월 말까지 판매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고객층이 줄긴 했지만 외국인 고객이 눈에 띄게 늘어난 점도 최근 달라진 양상이다"라고 말했다.

특급호텔에서 판매되는 망고 빙수 가격은 올해 들어 일제히 올라 10만원 내외에 판매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신라호텔의 애플망고빙수 가격은 10만2000원이다. 포시즌스 호텔은 12만 6000원, 파라다이스시티 9만5000원, JW메리어트동대문스퀘어서울 9만3000원, 롯데호텔 서울 9만2000원,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9만원, 그랜드 워커힐 서울 7만3000원, 서울드래곤시티 8만원 등이다.

판매가 전년보다 늘어난 곳은 서울 시내 호텔 망고 빙수 중 '최고가'인 시그니엘 서울 더라운지 정도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프리미엄 제주 애플망고빙수의 지난달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3% 늘었고 가격은 13만원이다. '최고가' 타이틀이 붙으면서 홍보 효과를 누린 영향으로 보인다.

호텔 빙수 인기가 줄어든 요인으로는 10만원을 호가하는 높은 가격에 따른 소비자 저항이 지목된다. 경기불황에 따라 주요 소비층이었던 MZ세대들의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새로운 것을 찾는 SNS특성상 '호텔 빙수' 키워드가 예전 대비 식상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파리바게뜨의 애플망고빙수. [사진= SPC]

반대로 '가성비 빙수'에 눈을 돌리는 소비자들은 늘어나는 추세다. 대전 유명 빵집 성심당에서 판매되는 '전설의 팥빙수(6000원)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20% 가량 늘었다. 저렴한 가격으로 하루 평균 판매량이 11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파리바게뜨의 '애플망고빙수' 등 빙수 카테고리 제품의 올해 누적 판매량도 출시시점인 4월 30일부터 지난달 말까지 전년 대비 약 50%가량 늘었다. 파리바게뜨의 애플망고빙수 가격은 1만1900원이다. 이디야커피의 지난 7월 빙수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약 26% 상승했다. 이디야커피에서 판매되는 애플망고 눈꽃빙수 가격은 1만1800원이다. 투썸플레이스의 애플망고비수의 최근 두 달 간 판매량은 약 30만개로 지난해 대비 120% 신장했다. 가격은 1만4000원이다.

romeo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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