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너의 죽음에 억울함이 없게 하겠다'는 채 상병에 대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앞으로도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항명 등 혐의로 기소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는 군 수사 과정의 독립성과 지휘체계를 둘러싼 논란을 재점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중앙지역 군사법원은 9일 항명 및 상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 대령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군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사령관이 회의나 토의를 넘어서 피고인에게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기록 이첩 보류를 명령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박 대령은 지난 2023년 7월 발생한 채 상병 순직 사건 조사 결과를 민간 경찰에 이첩하는 것을 보류하라는 김계환 당시 해병대사령관의 명령을 따르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또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발언을 왜곡했다는 상관 명예훼손 혐의도 받았다.

재판 과정에서 박 대령 측은 김 전 사령관이 명시적으로 '이첩 보류'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수사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격노'가 있었으며,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을 혐의에서 제외하라는 '외압'이 있었다고도 주장했다.

반면 군검찰은 군 형법상 항명죄의 최대 형량인 징역 3년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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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재판부는 상관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처럼 피고인의 발언이 거짓임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려우며 명예훼손의 고의가 있다고 보기도 힘들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선고 후 기자회견에서 박 대령은 "1년 반 동안의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국민 여러분의 지지와 응원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너의 죽음에 억울함이 없게 하겠다'는 채 상병에 대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앞으로도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